어느 시골 깡촌마을 의원집에

새로 들어온 떠꺼머리 총각머슴이 있었다.

약간 아둔한 면은 있었으나

심성이 고와서 남을 속이지 않았고

무엇보다 일을 할 때에 몸을 사리지 않고

열심히 하므로 쥔장의 마음을 흡족하게 하였다.

의원은 사람을 만날때 마다

침이 마르도록 이 머슴을 칭찬하였다.

 

머슴의 일하는 모습을 본

동리 사람들도 의원의 말에 동조하였다.

그러던 어느날 하루는

이 머슴이 의원에게 드릴 말씀이 있다며

머리를 긁적대는 모양새가 심상치를 않았다.

"나으리~~

  어쩐지 요새 몸뚱이가 여기저기 굼실굼실하고 이상스러운 것 같아유. "

 

하고 말하는 것이었다.

의원이 이 말을 듣고

머슴의 모습을 두루 살펴보았다.

 

하지만 의원이 보아하니

혈색이 별로 나쁜 것 같지도 않고

맥도 정상이었으므로,

 

"어디가 아픈게냐?"

 

하고 물었다.

그러자 머슴은

계면쩍은 표정을 지으며,

"꼭 집어서 어디가 아픈 것은 아닌데유,

  어쩐지 여기가 거북스러워서요."

하면서 자신의 사타구니쪽을 가리키는 것이었다.



그제야 눈치를 챈 의원은

알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거리더니

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.

"아, 그 병이라면 그리 걱정할 것 없지.

  내일 하루동안 시간을 줄테니 냉큼 읍내에 갔다 오너라.

  그 병을 고치려면 읍내 색시들밖에 없느리라."

" 고맙습니다. "

머슴은 진정으로 주인에게 감사하여 몇번이고 고개를 주억거렸다.



'읍내 색시'가 뭘 뜻하는지는 잘 몰랐지만

일단은 자신의 병 치료를 위하여 주인이 소개장이라도 써주는 것인 줄 알고

뛸 듯이 기뻐하여 이 일을 안방 마님께 자랑하였다.

그러자 안방마님께서

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더니 머슴에게 이렇게 말하였다.

"그 일이라면 내일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.

  이따가 날이 져물거든 나리가 안 계신 틈을 타서

  몰래 내 방으로 살짝 건너오게."

 



이튿날이었다.

 

의원이 사랑에서 동네 사람들과

재미있게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

마침 그 머슴이 지나가는 모습이 보였다.

머슴을 보자

의원이 평소의 버릇대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.

"저 애가 좀 전에 내가 이야기한 녀석이지요.

  비록 머리는 약간 아둔하지만 일은 퍽이나 잘 한답니다."

그리고는 일하러 가는 머슴에게 넌즛이 물었다.

"그래 어떠냐?

  네 병이 밤새 더욱 심해지지는 않은 것 같구나.

  어찌 어제보다는 좀 나은 편이더냐? "

하자 머슴이 냉큼 대답하여 아뢰었다.

" 네, 나으리 이제는 가뿐하구만요.

  그렇지 않아도 마님께 말씀드렸더니

  어제밤에 무려 다섯번이나 고쳐주셨어유."

그러더니 무척이나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덧붙이는 것이었다.

"마님 덕분에 아주 개운해져서

  이제부턴 읍내 색시집에 안 가두 괜찮겠구먼요."

 

아구야~~

이럴 어쪄~~

ㅎㅎㅎ

'웃음...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요즘은 쪼매 추울텐데...  (0) 2005.12.02
바람불어 좋은날~~^^  (0) 2005.11.23
릿지 연습중...  (0) 2005.11.16
이런커피를...  (0) 2005.11.07
ㅎㅎ  (0) 2005.11.03

+ Recent posts