콧물 흘리던 시절..,
요맘때 만큼이나 추운 겨울 새벽...

"탱구라~~"


나지막히 부르는 소리...

"응~~..."

음냐~음냐~ 헤롱~헤롱~~
새벽 단잠에 맛있게 빠져있는 나를
아버지께선 토닥토닥 가슴 두드리며 살며시 깨웁니다.

"어제 밤에 말이야...도깨비가 집에 들어왔는데..."

"으응..."

서서히 정신이 돌아옵니다.



"너거들 잡아 먹을라고 해서 내가 막 싸웠는데..."

"응!"

"이 도깨비 놈이 아부지한테 지고 도망가면서 그만!"

"응!"

"니 꼬추를 똑~떼어서 도망을 가뿌따~"

"응...?"

 

"내가 니 꼬추 찾을라꼬 막 따라나가다가..."

"응!"

"마루에서 쭐떡~~미끄러어져서...놓쳤는데..."

"그래서?"

침 꼴깍~~!
이제 정신이 완전히 맑아졌습니다.

"마침 해가 희뿌옇게 떠올라서 그 도깨비가..."

"응!"

"니 꼬추를 대문 앞에 내 팽개치고 도망갔다."

"........"

나는 이불 속에서 꼼지락 꼼지락
내복 속에 손을 넣고 혹시나 싶어서 만져 봅니다.

"내 꼬추 요기 있네...헤헤~"

"있제...?  근데 그거..."

"응!"

"니 일어나서 놀랠까봐 아부지가 만들어 붙여 놓은 거다~"

"정말로...?"

"니 꼬추 없으면 다른 아~~들이 놀릴텐데...우짤래~?"

"......."


나는 동네 쪼무래기들 한테
탱구리 붕어알 없어졌다 놀림받을 생각에 슬슬 걱정이 됩니다.

"에이~~좀 줏어 오지..."

"그럴려 했는데...
넘어지면서 발을 삐어 못 걷겠더라.
누가 주워 가버리면 안될 텐데..."

"어디야~~? 내가 주워 올께..."

이제 탱구리는 마음이 급해집니다.



"대문 앞이다...가 봐라..."

문을 열고 나갈려고 하는데...
아버지 한 말씀 더 하십니다.

"꼬추 줍고 나면 신문도 같이 주워 온나~"

"응~"

마루 문열고 나가면
엄동설한  찬 기운에 발걸음은 종종걸음이 되고

대문앞에는 눈 부비며 찾아봐도
도깨비가 버리고 간 탱구리 꼬추는 없고...
딸랑 신문만 있습니다.

놀림받을 걱정 머리에 이고 힘없이 돌아오며
밤새 탱탱해진 오줌보를 마루의 요강에 비웁니다.

"아부지~~...?"

"와?"

"신문만 있고 내 꼬추는 엄떠라..."


그 새 잠에서 깬 누나는 키득대고,
아버지는 심각하게...한말씀 던지시며
천천히 신문을 펼쳐 듭니다.

"내가 꿈을 꿨나...?"



 

 

/딕미리

 




 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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